지중해 문명(그리스 문화&헬레니즘 문화)

서양의 고대 문명을 그리스 로마 문명이라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그리스와 로마는 모두 지중해를 무대로 활약하였습니다. 그리스 인들이 발달시킨 종교, 법률, 철학의 영향을 받은 로마 인들은 지중해 세계를 정복하면서 고대 세계를 통일하였습니다. 지중해 문화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지중해의 자연환경과 문화 성립

• 지중해의 자연환경

지중해의 자연환경은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과 연결되며 기후는 대체로 온난합니다.

그리고 문명의 발생지인 그리스 반도에는 산지가 많고 해안선의 굴곡이 심해 천연적인 요새와 항구가 많이 있습니다. 반도의 중앙에는 핀도스 산맥이 자리 잡고 있으며, 서남쪽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역시 산악 지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에게 문명의 중심지였던 크레타 섬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 인접하여 그 문물을 받아들이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로마의 중심이었던 이탈리아 반도에는 아펜니노 산맥이 남북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북쪽은 알프스 산맥으로 막혀 있으며 남쪽은 포 강의 유역으로서 비옥한 평야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도를 가로질러 흐르는 테베레 강 유역에 로마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지중해 문명의 성립

지중해 문명의 성립은 기원전 20세기에서 15세기경 에게 해의 크레타 섬에서는 강력한 왕의 지배 하에 해상 무역이 발달하였습니다. 복잡한 궁전, 아름다운 도기, 정교한 금은 세공 등이 보여 주듯이 크레타 문명은 밝고 생동감이 넘치는 특색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한편 기원전 20세기경부터 그리스 본토로부터 남하해 온 그리스 인의 일파는 미케네, 티린스 등에 여러 왕국을 세웠으며, 이러 크레타와 소아시아의 트로이까지 지배하였습니다. 그들은 크레타 문명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자기들의 전사적 특질을 더하여 그들 특유의 상무적인 미케네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200년경 남하해 온 도리아 인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6세기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는 지배 영역을 확장해 나가 에스파냐에서 흑해에 이르는 지역에 식민 조시를 건설하였습니다. 식민 도시는 모국 폴리스의 후원을 받기는 하였지만 식민지 이주자들의 복지를 위해 설립된 것이었을 뿐, 모국에 이익을 주기 위해 건설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식민 도시는 모국 폴리스의 법률을 준수하고, 모국과 동일한 신을 모셨으며, 모국과 빈번하게 교역하면서 그리스 문화이 전파에 기여하였습니다.

 

그리스 문화

• 그리스 문화의 특성

그리스 문화는 자유로운 시민 생활을 중시하고 자연과 인간에 대해 합리적으로 탐구하는 정신을 바탕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종교는 다신교로 인간의 모습과 감정을 가진 올림포스의 12신을 숭배하였습니다. 문학에서는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의 영웅을 노래하였고, 사포는 여류 시인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는 연극이 크게 발달하여 희극과 비극이 극장에서 상연되었고, 미술은 신전 건축과 조각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철학에서는 초기에 만물의 근원을 탐구하려는 자연 철학이 발달하였으나, 페르시아 전쟁 이후 평민 세력이 대두하고, 개인주의가 성장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소피스트에 의해 자연보다는 인간 세계가 탐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 그리스의 자연주의적 탐구 정신

그리스 인들은 놀랄 만한 자연주의적 탐구 정신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들은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 세계의 기원은 어디에 있는가 등 본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주의적인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라고 할 수 있는 탈레스는 기원전 6세기에 우주의 기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우주가 물로 이루어졌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우주에 대한 합리적 탐구 방식의 출발점이었고, 철학과 과학의 시초였습니다. 물이라고 말한 이유 중의 하나는 물은 고체와 액체와 기체의 형태로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리엔트의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모든 곳은 바다였는데, 신이 그 바다 위에 멍석을 깔고 흙을 만들어 멍석 위에 쌓아 놓음으로써 바다와 육지가 나뉘게 되었다고 합니다. 탈레스는 이 오리엔트의 전설에서 신의 힘을 제외시켰습니다. 탈레스 역시 만물은 태초에 물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나일 강의 삼각주가 물에서 걸러진 흙에 의해 만들어졌듯 지구 위의 모든 것은 자연적인 과정에 따라 물에서 생겨났다고 추론하였습니다.

이것은 과학의 놀라운 출발점이었습니다. 신을 배제시고 수많은 사실을 관찰하여 그 사실들을 일관된 상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헬레니즘 문화

헬레니즘 문화는 그리스 문화이 줄기에 점령 지역의 고유문화를 접목시킨 절충적인 문화로서, 그리스 폴리스의 배타적인 성격이 사라지고 개방적이고 세계주의적인 성격이 나타났습니다. 이 시기에 그리스 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각 도시를 여행하며 어느 곳이든 정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문화는 기원전 2세기경 로마 사람들에 의해 정복되었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의 문화는 많은 점에서 그리스의 문화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리스 어가 교양 계급이 사용하는 언어였고, 그리스의 과학적 업적이 헬레니즘 시대의 위대한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그리스 전성시대의 학문이나 예술이 보여 주었던 근본적인 정신은 달라졌습니다. 본질의 문제를 추구하기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찾는데 관심을 두었고, 그리스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던 절제와 중용의 가치는 무절제한 관능, 격정, 사치 풍조 등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